기부와 쇼핑, 나눔과 순환의 안전지대 '아름다운가게 남성역점'

아름다운가게는 안 쓰는 물건을 기부하는 곳일까, 아니면 필요한 물건을 사는 곳일까. 물론 둘 다 가능하고 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웬 질문이냐고? 기부만 하러 갔던 기억에 뭔가를 사 들고 나오는 경험이 이어지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아름다운가게 남성역점에 가보면 아름다운가게란 기부만 하고 돌아서는 곳이 아니구나, 새삼 깨닫게 된다.
장면 1.
요즘같이 계절이 바뀔 때, 우리는 날을 잡고 옷장을 정리한다. 여름 옷과 가을, 겨울옷의 자리를 바꾸는 일이다. 들어가는 옷 중엔 계절이 지나도록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도 있고, 나오는 옷들에도 안 입을 옷이 여러 벌이다. 그렇게 여기도 저기도 자리 잡지 못한 옷들이 방안에 쌓일 때, 아름다운가게가 생각난다. 옷 보따리를 싸 들고 아름다운가게를 찾는다. 기부하면 기분이 좋다. 옷장 한 번 뒤집었을 뿐인데 아름다운 사회를 위해 한목숨 던진 것만 같다.
장면 2.
지하철역 근처에 아름다운가게가 있다. 기부할 것이 있지 않은 한 그냥 지나치는 곳인데 가게 앞에서 초록색 앞치마를 입은 봉사자들이 바이올린과 클라리넷을 연주하고 있다. 유리창에는 ‘악기 특별전’ 홍보물이 붙어있고 자연히 발걸음이 이끌린다. 가게 한쪽에 플루트, 가야금, 전자기타, 바이올린 등 다양한 악기가 전시되어 있다. 뭐지? 아름다운가게 맞아? 작년 봄, 하나밖에 없는 조카의 방과 후 수업용 플루트로 40만 원짜리를 안겨준 일이 있다. 그런데 여기 이거, 얼마? 사, 사, 사만…원? 앞자리 하나가 없네? 가격은 아름다운데 속이 갑자기 쓰려 온다. 눈을 질끈 감고 매장을 휘휘 둘러본다. 한쪽에 '추석 선물세트 특별 판매전' 코너가 보인다. 홍삼, 유과, 도라지 즙, 영양밥… 가짓수도 많지만 역시 아름다운 가격이 눈에 들어온다. 이번 추석 선물은 반드시! 아름다운가게에서 준비하련다. 뭐라고? 무료배송해 준단다. 진짜, 아름다운가게 맞지?

장면 1이 누구에게나 익숙한 아름다운가게라면, 장면 2는 아름다운가게 남성역점 이야기다. 남성역점은 크고 작은 이벤트를 마련하여 보다 다양한 재미와 기쁨을 나눈다. 기부만 하던 아름다운가게가 재미를 확장하고 볼거리를 펼쳐 놓아 즐기러 가는 곳이 되었다고나 할까. 오픈 4주년을 훌쩍 넘긴 남성역 점은 볕이 잘 들고 층고가 높아 무엇보다 밝고 쾌적하다. 상품들이 꽉 들어찼지만 복잡하지 않고, 매대나 행거마다 천천히 둘러보고 골라보고 싶은 풍요로움이 있다. 색상별 품목별로 진열된 의류의 규칙은 깔끔하면서도 리듬감이 느껴지고, 옷을 입힌 마네킹을 한쪽에 세워 두어 센스 있는 코디를 제안하기도 한다.
평일 낮인데도 들고 나는 손님이 꾸준하다. 운동을 마치고 온 듯한 한 여성은 레깅스와 브라탑을 한참 고르더니 계산대로 갔고, 긴 팔 셔츠 몇 벌을 골라 거울 앞에서 대보는 고객은 이번 가을을 대비하는 것 일 테다. 옷들은 대부분 깨끗하고 새것 같아서 정말 입었던 옷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상태가 좋은 편이다. 셔츠, 재킷, 청바지 등 베이직한 아이템부터, 기부되는 옷의 특성상 한 번 유행을 거친 옷들까지, 다양한 스펙을 갖춘 옷들이 많아 자신의 취향을 맘껏 추구하며 선택할 수 있다.
의류뿐만 아니라 개성 넘치고 특색 있는 소품들도 줄줄이 입고된다. 수명 다한 어닝을 업사이클링 한 가방과 백을 계절에 맞게 들여와 인기를 끌었고, 청바지 한 벌에서 단 두 개밖에 탄생하지 않는다는 '손목 가방'또한 희귀 아이템으로 시즌을 풍미했다. 안 입는 셔츠를 가져오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쿠션으로 업사이클링 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이곳에서의 쇼핑이라면 환경에 좀 더 밀착된 안전지대를 확장할 수 있겠구나, 감이 딱 온다.

한편, 아름다운가게는 자원봉사자들의 참여와 노력이 없다면 결코 그 가치를 다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남성역점도 자원봉사자들이 고객의 자리를 마련해 주며 매장의 기운을 이끈다. 근처에 대학교가 많아 대학생 봉사자들이 많은 편인데, 크고 작은 이벤트를 발 빠르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이유가, 바로 반짝반짝 아이디어도 많고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학생 봉사자들 덕분이라고 진성원 매니저는 전한다. 이들은 매장 디스플레이를 제안하고 상품 설명서를 만드는 등 나눔과 순환의 최전선을 기운차게 지킨다.
아름다운가게 남성역점은 판매수익금 일부를 보육원 퇴소 청소년 자립 비용으로 사용한다. ‘복지 사각지대’에서 세상을 내딛는 그들의 발걸음에 아름다운 나눔이 닿는다. 남성역점을 들고 나는 이웃들이 보여준 소중한 행보이다.
위치: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318-1 (7호선 남성역 1번 출구 500m)
운영 시간: 월~ 토(10:30~ 6:00) 연락처: 02-521-7094
미니 인터뷰 : 아름다운가게 남성역점 진성원 매니저

아름다운가게 남성역 점 진성원 매니저(맨 오른쪽)와 활동천사들
Q. 남성역점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우리 가게는 이제 만 4년 됐고요, 전국 113개 매장 중에서 5개 매장이 테마를 지정해 나눔 사업을 하는 협약 매장인데 남성역점도 협약된 매장 중 하나입니다. 시설 퇴소 청소년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설립된 매장입니다. 시설에 있던 청소년들이 만 18세가 되면 사회에 나와 홀로 서야 하는데, 집도 절도 없이 굉장히 막막한 경우가 많아요. 그 친구들을 돕는 것이 저희 매장 설립 목적입니다. 우리 매장 수익은 모두 그들의 학비나 월세 자금, 취업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이고 있어요.
Q. 수거된 옷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가게에 진열되나요?
A. 센터에서 옷을 선별하고 가격을 책정해요. 돈을 지불할 수 없을 것 같은 옷들은 다 골라내고요. 양질의 옷이 아침마다 전달되면 그때부터 자원봉사자들이 바빠지죠. 색상, 품목별로 진열하고 배치합니다. 세탁은 따로 하지 않는데, 보시면 알겠지만, 옷들이 다 깨끗해요. 중고라고 해도 전혀 입지 않은 옷도 있을 수 있고요. 기부할 때 세탁해서 주면 바로 판매가 될 수 있다고 미리 말씀을 드리기도 합니다. 새 옷과 헌 옷 비율이 2:8 정도 됩니다.
Q. 중고 옷을 잘 고르는 요령은 무엇인가요?
A. 본인의 취향을 포기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름다운가게는 백화점 1층하고 비슷한 데가 있어요. 백화점 1층은 물건도 많고 다 좋아 보이니 막 사게 되는 것처럼, 아름다운가게도 물건이 좋고 또 많이 저렴해서 필요 없는 것도 사게 되거든요. 조금 천천히 그리고 충분히 둘러보세요. 분명히 자신에게 맞는, 정말 딱 사야 할 옷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남의 스타일 따라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Q. 안 팔리는 옷들은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A. 3주마다 한 번씩 솎아내는 작업을 해서 다시 센터로 보내면, 센터에서는 서울만큼 물건이 많지 않은 지역 매장으로 물건을 보내기도 하고, 재활용 업체에 다시 판매를 하기도 합니다.
Q. 남성역점 만의 차별화된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A. 남성역점은 ‘특별전’을 자주 하려고 노력해요. 재사용 가게라고 하면 너무 익숙한 것들만 생각하는데 좀 더 다양한 콘셉트로 재미있는 행사를 자주 열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악기 특별전’도 반응이 좋았어요. 기증받은 악기들을 모아놨다가 한 번에 장을 여는 거죠. 악기는 악기 상가 아니면 잘 볼 수 없잖아요. 지나가다 들어와서 구경하고, 아름다운가게에서 이런 것도 하는구나, 하는 반응만 있어도 성공이죠. 악기 전을 3일 동안 했는데 30점이 넘게 팔렸어요. 누군가 사용한 것들이지만 잘 관리된 최상의 상태의 악기들이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어 그런지 인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특별전 말고도 ‘백.쩜.전’이라는 행사도 매달 하고 있는데, 문구용품이나 남성 소품, 액세서리 등 콘셉트를 잡아서 매대를 꾸미면, 보는 재미도 있고 고르는 재미도 있고, 남성역 점에 오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 됩니다.
Q. 아름다운가게 옷을 입으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A. 천 원, 이천 원씩 파는 일이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가치를 창출하는 것처럼, 중고 옷을 입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새 옷 하나가 만들어지고 그 옷을 산다는 것은, 대체 불가능한 여러 종류의 지구 자원이 그만큼 없어졌다는 얘기거든요. 아름다운가게는 이미 만들어진 옷을 돌려 입는 것이니까 새 옷을 만드는 데 쓰이는 석탄, 물, 석유화학, CO2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거죠. 일단 한번, 근처의 아름다운가게를 이용해 보시라고 제안 드리고 싶어요. 그 경험 하나로 백화점을 끊고 아름다운가게로 돌아서게 되실 겁니다. 정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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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와 쇼핑, 나눔과 순환의 안전지대 '아름다운가게 남성역점'
아름다운가게는 안 쓰는 물건을 기부하는 곳일까, 아니면 필요한 물건을 사는 곳일까. 물론 둘 다 가능하고 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웬 질문이냐고? 기부만 하러 갔던 기억에 뭔가를 사 들고 나오는 경험이 이어지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아름다운가게 남성역점에 가보면 아름다운가게란 기부만 하고 돌아서는 곳이 아니구나, 새삼 깨닫게 된다.
장면 1.
요즘같이 계절이 바뀔 때, 우리는 날을 잡고 옷장을 정리한다. 여름 옷과 가을, 겨울옷의 자리를 바꾸는 일이다. 들어가는 옷 중엔 계절이 지나도록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도 있고, 나오는 옷들에도 안 입을 옷이 여러 벌이다. 그렇게 여기도 저기도 자리 잡지 못한 옷들이 방안에 쌓일 때, 아름다운가게가 생각난다. 옷 보따리를 싸 들고 아름다운가게를 찾는다. 기부하면 기분이 좋다. 옷장 한 번 뒤집었을 뿐인데 아름다운 사회를 위해 한목숨 던진 것만 같다.
장면 2.
지하철역 근처에 아름다운가게가 있다. 기부할 것이 있지 않은 한 그냥 지나치는 곳인데 가게 앞에서 초록색 앞치마를 입은 봉사자들이 바이올린과 클라리넷을 연주하고 있다. 유리창에는 ‘악기 특별전’ 홍보물이 붙어있고 자연히 발걸음이 이끌린다. 가게 한쪽에 플루트, 가야금, 전자기타, 바이올린 등 다양한 악기가 전시되어 있다. 뭐지? 아름다운가게 맞아? 작년 봄, 하나밖에 없는 조카의 방과 후 수업용 플루트로 40만 원짜리를 안겨준 일이 있다. 그런데 여기 이거, 얼마? 사, 사, 사만…원? 앞자리 하나가 없네? 가격은 아름다운데 속이 갑자기 쓰려 온다. 눈을 질끈 감고 매장을 휘휘 둘러본다. 한쪽에 '추석 선물세트 특별 판매전' 코너가 보인다. 홍삼, 유과, 도라지 즙, 영양밥… 가짓수도 많지만 역시 아름다운 가격이 눈에 들어온다. 이번 추석 선물은 반드시! 아름다운가게에서 준비하련다. 뭐라고? 무료배송해 준단다. 진짜, 아름다운가게 맞지?
장면 1이 누구에게나 익숙한 아름다운가게라면, 장면 2는 아름다운가게 남성역점 이야기다. 남성역점은 크고 작은 이벤트를 마련하여 보다 다양한 재미와 기쁨을 나눈다. 기부만 하던 아름다운가게가 재미를 확장하고 볼거리를 펼쳐 놓아 즐기러 가는 곳이 되었다고나 할까. 오픈 4주년을 훌쩍 넘긴 남성역 점은 볕이 잘 들고 층고가 높아 무엇보다 밝고 쾌적하다. 상품들이 꽉 들어찼지만 복잡하지 않고, 매대나 행거마다 천천히 둘러보고 골라보고 싶은 풍요로움이 있다. 색상별 품목별로 진열된 의류의 규칙은 깔끔하면서도 리듬감이 느껴지고, 옷을 입힌 마네킹을 한쪽에 세워 두어 센스 있는 코디를 제안하기도 한다.
평일 낮인데도 들고 나는 손님이 꾸준하다. 운동을 마치고 온 듯한 한 여성은 레깅스와 브라탑을 한참 고르더니 계산대로 갔고, 긴 팔 셔츠 몇 벌을 골라 거울 앞에서 대보는 고객은 이번 가을을 대비하는 것 일 테다. 옷들은 대부분 깨끗하고 새것 같아서 정말 입었던 옷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상태가 좋은 편이다. 셔츠, 재킷, 청바지 등 베이직한 아이템부터, 기부되는 옷의 특성상 한 번 유행을 거친 옷들까지, 다양한 스펙을 갖춘 옷들이 많아 자신의 취향을 맘껏 추구하며 선택할 수 있다.
의류뿐만 아니라 개성 넘치고 특색 있는 소품들도 줄줄이 입고된다. 수명 다한 어닝을 업사이클링 한 가방과 백을 계절에 맞게 들여와 인기를 끌었고, 청바지 한 벌에서 단 두 개밖에 탄생하지 않는다는 '손목 가방'또한 희귀 아이템으로 시즌을 풍미했다. 안 입는 셔츠를 가져오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쿠션으로 업사이클링 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이곳에서의 쇼핑이라면 환경에 좀 더 밀착된 안전지대를 확장할 수 있겠구나, 감이 딱 온다.
한편, 아름다운가게는 자원봉사자들의 참여와 노력이 없다면 결코 그 가치를 다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남성역점도 자원봉사자들이 고객의 자리를 마련해 주며 매장의 기운을 이끈다. 근처에 대학교가 많아 대학생 봉사자들이 많은 편인데, 크고 작은 이벤트를 발 빠르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이유가, 바로 반짝반짝 아이디어도 많고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학생 봉사자들 덕분이라고 진성원 매니저는 전한다. 이들은 매장 디스플레이를 제안하고 상품 설명서를 만드는 등 나눔과 순환의 최전선을 기운차게 지킨다.
아름다운가게 남성역점은 판매수익금 일부를 보육원 퇴소 청소년 자립 비용으로 사용한다. ‘복지 사각지대’에서 세상을 내딛는 그들의 발걸음에 아름다운 나눔이 닿는다. 남성역점을 들고 나는 이웃들이 보여준 소중한 행보이다.
위치: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318-1 (7호선 남성역 1번 출구 500m)
운영 시간: 월~ 토(10:30~ 6:00) 연락처: 02-521-7094
미니 인터뷰 : 아름다운가게 남성역점 진성원 매니저
Q. 남성역점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우리 가게는 이제 만 4년 됐고요, 전국 113개 매장 중에서 5개 매장이 테마를 지정해 나눔 사업을 하는 협약 매장인데 남성역점도 협약된 매장 중 하나입니다. 시설 퇴소 청소년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설립된 매장입니다. 시설에 있던 청소년들이 만 18세가 되면 사회에 나와 홀로 서야 하는데, 집도 절도 없이 굉장히 막막한 경우가 많아요. 그 친구들을 돕는 것이 저희 매장 설립 목적입니다. 우리 매장 수익은 모두 그들의 학비나 월세 자금, 취업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이고 있어요.
Q. 수거된 옷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가게에 진열되나요?
A. 센터에서 옷을 선별하고 가격을 책정해요. 돈을 지불할 수 없을 것 같은 옷들은 다 골라내고요. 양질의 옷이 아침마다 전달되면 그때부터 자원봉사자들이 바빠지죠. 색상, 품목별로 진열하고 배치합니다. 세탁은 따로 하지 않는데, 보시면 알겠지만, 옷들이 다 깨끗해요. 중고라고 해도 전혀 입지 않은 옷도 있을 수 있고요. 기부할 때 세탁해서 주면 바로 판매가 될 수 있다고 미리 말씀을 드리기도 합니다. 새 옷과 헌 옷 비율이 2:8 정도 됩니다.
Q. 중고 옷을 잘 고르는 요령은 무엇인가요?
A. 본인의 취향을 포기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름다운가게는 백화점 1층하고 비슷한 데가 있어요. 백화점 1층은 물건도 많고 다 좋아 보이니 막 사게 되는 것처럼, 아름다운가게도 물건이 좋고 또 많이 저렴해서 필요 없는 것도 사게 되거든요. 조금 천천히 그리고 충분히 둘러보세요. 분명히 자신에게 맞는, 정말 딱 사야 할 옷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남의 스타일 따라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Q. 안 팔리는 옷들은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A. 3주마다 한 번씩 솎아내는 작업을 해서 다시 센터로 보내면, 센터에서는 서울만큼 물건이 많지 않은 지역 매장으로 물건을 보내기도 하고, 재활용 업체에 다시 판매를 하기도 합니다.
Q. 남성역점 만의 차별화된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A. 남성역점은 ‘특별전’을 자주 하려고 노력해요. 재사용 가게라고 하면 너무 익숙한 것들만 생각하는데 좀 더 다양한 콘셉트로 재미있는 행사를 자주 열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악기 특별전’도 반응이 좋았어요. 기증받은 악기들을 모아놨다가 한 번에 장을 여는 거죠. 악기는 악기 상가 아니면 잘 볼 수 없잖아요. 지나가다 들어와서 구경하고, 아름다운가게에서 이런 것도 하는구나, 하는 반응만 있어도 성공이죠. 악기 전을 3일 동안 했는데 30점이 넘게 팔렸어요. 누군가 사용한 것들이지만 잘 관리된 최상의 상태의 악기들이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어 그런지 인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특별전 말고도 ‘백.쩜.전’이라는 행사도 매달 하고 있는데, 문구용품이나 남성 소품, 액세서리 등 콘셉트를 잡아서 매대를 꾸미면, 보는 재미도 있고 고르는 재미도 있고, 남성역 점에 오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 됩니다.
Q. 아름다운가게 옷을 입으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A. 천 원, 이천 원씩 파는 일이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가치를 창출하는 것처럼, 중고 옷을 입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새 옷 하나가 만들어지고 그 옷을 산다는 것은, 대체 불가능한 여러 종류의 지구 자원이 그만큼 없어졌다는 얘기거든요. 아름다운가게는 이미 만들어진 옷을 돌려 입는 것이니까 새 옷을 만드는 데 쓰이는 석탄, 물, 석유화학, CO2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거죠. 일단 한번, 근처의 아름다운가게를 이용해 보시라고 제안 드리고 싶어요. 그 경험 하나로 백화점을 끊고 아름다운가게로 돌아서게 되실 겁니다. 정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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