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생각날지도 모르겠다. 지난 6월, 모레상점(헤이그라운드)과 민지맨션에서 21%파티가 열렸을 때, 파티 참가자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던 사람들. 참가자들이 가져온 옷을 받아 태그와 교환티켓을 나눠 주고, 파티 순서를 설명해주며 매끄러운 진행을 돕던 이들 말이다. 한낮의 태양을 고스란히 머리에 이고, 손 빠르고 발 빠르게 자리를 지켜준 이들은, '바다고'라는 팀 이름으로 활동하는 박찬이, 박성원, 김시준, 노영인 대학생 자원봉사단이다. 이제 막 20대로 진입, 세상 가장 무거운 문제 중 하나인 '환경'을 고민하고 솔루션을 찾기 위해 모였다(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고, 팀원 중 세 명의 자유로운 답변을 들었다).

Q. ‘바다고’는 어떤 팀인가요?
A. ‘SK 대학생 자원봉사단 'SUNNY'에서 진행하는 ‘사회변화 아이디업 공모전’을 통해 만나서 ‘BADAGO(바다고)’라는 팀을 꾸리게 되었습니다. 보통 아이디어 공모전이라고 하면, 아이디어를 제출하는 것으로 끝나는데, SUNNY의 프로그램은 팀원을 모집하고 최종적으로 직접 실행하는 것이 차별화된 장점입니다. 저희 팀은 ‘환경이 지속 가능한 사회’를 주제로 정했고, 특히 패션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민하며 아이디어를 내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4월에 시작했고 10월까지 진행됩니다.
Q. 각자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A. -찬이: 안녕하세요. 중앙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박찬이입니다. 바다고에서 리더를 맡고 있어요. 전반적인 구성과 흐름을 담당합니다.
-성원: 안녕하세요.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박성원입니다. 저는 서기를 담당하는데요, 회의 진행 과정을 정리, 기록하고 아이디어 제공을 하고 있습니다.
-시준 : 안녕하세요, 김시준입니다. 원활하게 솔루션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일정을 계획하고, 콘텐츠를 기획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Q. 다양한 이슈 중에서 ‘패션+ 환경’ 에 주목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 찬이 : 고등학교 때 교내 축제에서 ‘리폼 패션쇼’를 기획했었어요. 리폼이라는 해결책을 통해 옷이 다시 살아나고, 최종적으로는 잠재적 의류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환경이란 지구에 사는 이상 모두 느낄 수 있잖아요.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기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대중의 흥미를 끌만한 방법이 없어서라고 생각했고요. 그 매력적인 방법과 함께 길잡이가 되고자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 시준 : 평소 환경 이슈에 관심이 있었는데 환경 관련 콘텐츠 주제들이 굉장히 제한적으로 소비되고 있음을 느꼈어요. 북극곰 이미지나 공장의 매연 같은 이미지들이죠. 그런데 의류 폐기물로 인한 환경 문제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더라고요. 제대로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생활 속 밀접한 주제인 의류 폐기물 문제에 대해 다뤄보고 싶다고 생각했고요. 아직 ‘이미지’로 만들어지지 않은 환경 이슈라고 생각했어요. 이를 어떻게 가능하게 할지가 저희의 메인 포인트이자 꼭 해결해야 하는 중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Q. '바다고‘는 무슨 의미인가요? 어떻게 팀 이름이 되었는지 궁금해요.
A. 많은 분이 ‘바다’를 보고 해양 관련 팀이라고 오해하시곤 하는데요. 물론 해양도 좋아하지만, 전혀 다른 뜻입니다. ‘바꿔입고, 다시입고, 고쳐입고’에서 앞글자를 가져온 거죠. 예전에 ‘아나바다 운동’ 있죠. 그거 생각하시면 돼요. 이름을 이렇게 지은 이유는 제가 생각한 해결방안이 교환, 재 활성화, 리폼이었기 때문이에요.

리셉션의 박찬이, 박성원 @모레상점
Q. 바다고는 지난 6월 두 번의 21%파티에서 일일 스태프로 큰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직접 경험한 21%파티, 각자 소감을 말씀해 주신다면?
A. 찬이: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던 것은 오신 분들의 미소였어요. 좋은 마음으로 좋은 일을 하러 오셔서 그런지 모두 친절하셨고, 파티의 분위기 역시 따뜻했습니다. 사실 이런 의미 있는 행사들이 열리는 것은 알지만, 실제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잖아요. 그래서 참가자들이 더욱더 대단해 보였어요. 저에겐 큰 자극이 되었고 덕분에 좀 더 적극적인 실천가가 되려고 합니다.
- 성원: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환경을 지키는 일에 적극적인지 몰랐습니다. 주변에는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거나 친환경 제품에 관심 있는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환경 관련 SNS를 팔로우하고, 21%파티에 참여하기 위해 의류를 지참하고, 중고 의류를 신중히 교환하는 모습들이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제가 모르는 곳에서 다들 열심히 지구를 아끼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저도 종이 빨대를 쓰거나 음식을 주문할 때 나무젓가락을 빼달라고 요청하는 노력을 더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노력이 결국 환경을 수호하는 큰 물결이 될 수 있으리라 믿으면서요.
-시준: 21% 파티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 여러 걱정이 앞섰거든요. 사실 오프라인 행사에서는 다양한 돌발 상황들이 일어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직접 파티에 참여해 일을 해보니 많은 참여자분들이 파티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서포트를 해주는 것 같았어요. 예를 들어, 가져오신 옷을 직접 옷걸이에 걸어 준다든지 하는... 환경과 패션에 대한 관심으로 모든 참가자분들과 함께 파티를 꾸려 가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김시준, 노영인 @민지맨션
Q. 의류 소비를 줄이거나 중고 의류를 구입하는 등, 패션과 환경을 염두에 두고 실천하는 것들이 있나요?
A. 찬이: 간단한 리폼은 해왔지만, 중고나 빈티지 의류와는 거리가 멀었어요. 그러다 팀원들이 빈티지 의류를 영업(?)하길래 냉큼 가봤더니 생각보다 너무 좋더라고요. 그때 구매한 이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바다고 활동을 하면서 옷 사는 기준이 까다로워졌어요. 한 철 입고 버릴 옷은 손도 대지 않고, 소재에 더 집중하게 된 것 같아요. 실제로 소비가 줄기도 했습니다.
- 성원: 저는 스무 살 때부터 빈티지 의류를 사 입습니다. 요즘 옷의 트렌드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말이죠. 그래서 세컨드 핸드 편집숍에서 남몰래 숨어있던, 제 마음에 쏙 드는 옷을 찾을 때면 정말 행복해집니다. 더불어 의류나 신발 수선을 하는 편입니다. 최근에도 좋아하는 신발 앞부분이 찢어져서 수선집에 맡겼어요. 좋아하니까 오래 신고 싶은 게 당연하겠죠.
- 시준: 부끄럽게도, 사실 환경에 대해 고려하면서 패션 아이템을 구매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의류 소비를 많이 하지 않고, 소비하더라도 꼭 마음에 드는 옷을 중고로 구입하려 하는 편이에요.
Q. 패션 산업이 끼치는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실천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A. 크게 개인과 국가 및 사회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먼저 개인적 실천으로는 주도적인 소비자가 되는 것이 중요해요. “세일하니까”, “유행하니까”, “누가 추천하니까”라는 이유보단 자신만의 적절한 기준을 세워 충동적 소비를 줄여야 해요. 소재, 활용도, 착용 기간 등, 소비 기준을 두면 좋겠죠. 국가, 사회적 측면으로 보면, 친환경 소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합니다. 친환경 소재가 대중화되기엔 퀄리티나 가격/ 측면에서 아직 한계가 있습니다. 이 한계를 어디서 가장 먼저 극복하는지에 따라 향후 패션계의 리더가 정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Q. 바다고 활동을 하면서 개인의 삶에서 달라지거나 변화된 점이 있다면 각자 말씀해 주세요.
A. -찬이: SUNNY를 하면서 저 자신이 많이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 리더 선발할 때를 돌이켜보면, 간절히 바라고 정성을 다하면 안 될 일이 없다고 생각해서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그때의 제가 너무 자랑스럽고 대견해요. 그 계기를 통해 제가 단단해졌다고 생각해요. 또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기뻐요. 저희 팀이 회의할 때면, 아이디어가 화수분처럼 솟아올라요.
-성원: 저는 바다고 활동을 하면서 충격적인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의류 산업이 여러 산업 중에서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지구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요. 지금까지 중고 의류는 희귀하면서도 역사가 있는 옷을 득하여 자기만족을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실을 접하고 난 뒤부터는, 신상 말고 빈티지 의류를 사는 것이 환경에 자그마한 도움이 된다는 믿음 아래에 소소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시준: 기획에 대한 마음가짐이 조금 달라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단순히 나에게 좋은 기획은 모두에게 좋은 기획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자신의 객관화를 통해 객관적인 ‘좋음’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요. 보다 체계적인 기획이 가능해지려면 빠른 시도와 실패, 검증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Q. 지난 8월 9일, 기후과학에 대한 최신의 과학적 근거를 담은 IPCC(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6차 보고서가 발표되었는데요.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어떻게 느끼는지 궁금해요.
A. - 찬이 : 저는 다수의 힘만큼 큰 영향력을 가진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무력감을 느꼈다고 포기하지 않아야 해요. 한 사람이 해서는 막을 수 없겠지만, 다수가 한다면 분명히 변화는 찾아옵니다.
- 시준 : 기후 변화에서 오는 우울감과 무력감은 결국 ‘나 하나 달라진다고 세상이 변하겠어.”라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이 무력감 자체를 언어화하여 공유하다 보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재정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요? 더 많은 사람이 기후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형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종료를 앞둔 바다고의 지난 활동을 돌아본다면? 앞으로의 계획도 말씀해 주세요.
A. - 찬이 : 초기에 다양한 전문가들을 만나보고 인터뷰를 진행했고, mvp 테스트와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의류 폐기물의 심각성을 알렸습니다. 설문조사를 많이 했는데도 변하지 않는 결괏값이 있었어요. 비닐이나 플라스틱 같은 다른 오염 물질보다 패션 산업의 실태와 심각성의 인지도가 현저히 낮다는 점이에요. 이에 대한 심각성을 전파한다면, 느리지만 조금씩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였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 메타버스를 활용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했던 기획들은 따로 문서화해서 정리하는 것으로 논의됐습니다. 10월 초에 있는 성과 공유회가 있고, 그다음 내년도 확장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 같습니다.
- 시준 : MZ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이를 메타버스 환경 속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습니다. 저희 프로젝트의 성과에 따라 그 이후에 프로젝트를 지속하게 될지, 아니면 여기에서 멈추게 될지가 결정될 것 같아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팀원 개개인이 환경에 대한 새로운 문제의식이 싹텄다는 것이에요. 바다고 프로젝트가 끝나더라도 아쉬워할 필요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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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생각날지도 모르겠다. 지난 6월, 모레상점(헤이그라운드)과 민지맨션에서 21%파티가 열렸을 때, 파티 참가자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던 사람들. 참가자들이 가져온 옷을 받아 태그와 교환티켓을 나눠 주고, 파티 순서를 설명해주며 매끄러운 진행을 돕던 이들 말이다. 한낮의 태양을 고스란히 머리에 이고, 손 빠르고 발 빠르게 자리를 지켜준 이들은, '바다고'라는 팀 이름으로 활동하는 박찬이, 박성원, 김시준, 노영인 대학생 자원봉사단이다. 이제 막 20대로 진입, 세상 가장 무거운 문제 중 하나인 '환경'을 고민하고 솔루션을 찾기 위해 모였다(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고, 팀원 중 세 명의 자유로운 답변을 들었다).
Q. ‘바다고’는 어떤 팀인가요?
A. ‘SK 대학생 자원봉사단 'SUNNY'에서 진행하는 ‘사회변화 아이디업 공모전’을 통해 만나서 ‘BADAGO(바다고)’라는 팀을 꾸리게 되었습니다. 보통 아이디어 공모전이라고 하면, 아이디어를 제출하는 것으로 끝나는데, SUNNY의 프로그램은 팀원을 모집하고 최종적으로 직접 실행하는 것이 차별화된 장점입니다. 저희 팀은 ‘환경이 지속 가능한 사회’를 주제로 정했고, 특히 패션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민하며 아이디어를 내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4월에 시작했고 10월까지 진행됩니다.
Q. 각자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A. -찬이: 안녕하세요. 중앙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박찬이입니다. 바다고에서 리더를 맡고 있어요. 전반적인 구성과 흐름을 담당합니다.
-성원: 안녕하세요.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박성원입니다. 저는 서기를 담당하는데요, 회의 진행 과정을 정리, 기록하고 아이디어 제공을 하고 있습니다.
-시준 : 안녕하세요, 김시준입니다. 원활하게 솔루션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일정을 계획하고, 콘텐츠를 기획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Q. 다양한 이슈 중에서 ‘패션+ 환경’ 에 주목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 찬이 : 고등학교 때 교내 축제에서 ‘리폼 패션쇼’를 기획했었어요. 리폼이라는 해결책을 통해 옷이 다시 살아나고, 최종적으로는 잠재적 의류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환경이란 지구에 사는 이상 모두 느낄 수 있잖아요.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기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대중의 흥미를 끌만한 방법이 없어서라고 생각했고요. 그 매력적인 방법과 함께 길잡이가 되고자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 시준 : 평소 환경 이슈에 관심이 있었는데 환경 관련 콘텐츠 주제들이 굉장히 제한적으로 소비되고 있음을 느꼈어요. 북극곰 이미지나 공장의 매연 같은 이미지들이죠. 그런데 의류 폐기물로 인한 환경 문제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더라고요. 제대로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생활 속 밀접한 주제인 의류 폐기물 문제에 대해 다뤄보고 싶다고 생각했고요. 아직 ‘이미지’로 만들어지지 않은 환경 이슈라고 생각했어요. 이를 어떻게 가능하게 할지가 저희의 메인 포인트이자 꼭 해결해야 하는 중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Q. '바다고‘는 무슨 의미인가요? 어떻게 팀 이름이 되었는지 궁금해요.
A. 많은 분이 ‘바다’를 보고 해양 관련 팀이라고 오해하시곤 하는데요. 물론 해양도 좋아하지만, 전혀 다른 뜻입니다. ‘바꿔입고, 다시입고, 고쳐입고’에서 앞글자를 가져온 거죠. 예전에 ‘아나바다 운동’ 있죠. 그거 생각하시면 돼요. 이름을 이렇게 지은 이유는 제가 생각한 해결방안이 교환, 재 활성화, 리폼이었기 때문이에요.
리셉션의 박찬이, 박성원 @모레상점
Q. 바다고는 지난 6월 두 번의 21%파티에서 일일 스태프로 큰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직접 경험한 21%파티, 각자 소감을 말씀해 주신다면?
A. 찬이: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던 것은 오신 분들의 미소였어요. 좋은 마음으로 좋은 일을 하러 오셔서 그런지 모두 친절하셨고, 파티의 분위기 역시 따뜻했습니다. 사실 이런 의미 있는 행사들이 열리는 것은 알지만, 실제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잖아요. 그래서 참가자들이 더욱더 대단해 보였어요. 저에겐 큰 자극이 되었고 덕분에 좀 더 적극적인 실천가가 되려고 합니다.
- 성원: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환경을 지키는 일에 적극적인지 몰랐습니다. 주변에는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거나 친환경 제품에 관심 있는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환경 관련 SNS를 팔로우하고, 21%파티에 참여하기 위해 의류를 지참하고, 중고 의류를 신중히 교환하는 모습들이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제가 모르는 곳에서 다들 열심히 지구를 아끼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저도 종이 빨대를 쓰거나 음식을 주문할 때 나무젓가락을 빼달라고 요청하는 노력을 더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노력이 결국 환경을 수호하는 큰 물결이 될 수 있으리라 믿으면서요.
-시준: 21% 파티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 여러 걱정이 앞섰거든요. 사실 오프라인 행사에서는 다양한 돌발 상황들이 일어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직접 파티에 참여해 일을 해보니 많은 참여자분들이 파티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서포트를 해주는 것 같았어요. 예를 들어, 가져오신 옷을 직접 옷걸이에 걸어 준다든지 하는... 환경과 패션에 대한 관심으로 모든 참가자분들과 함께 파티를 꾸려 가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김시준, 노영인 @민지맨션
Q. 의류 소비를 줄이거나 중고 의류를 구입하는 등, 패션과 환경을 염두에 두고 실천하는 것들이 있나요?
A. 찬이: 간단한 리폼은 해왔지만, 중고나 빈티지 의류와는 거리가 멀었어요. 그러다 팀원들이 빈티지 의류를 영업(?)하길래 냉큼 가봤더니 생각보다 너무 좋더라고요. 그때 구매한 이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바다고 활동을 하면서 옷 사는 기준이 까다로워졌어요. 한 철 입고 버릴 옷은 손도 대지 않고, 소재에 더 집중하게 된 것 같아요. 실제로 소비가 줄기도 했습니다.
- 성원: 저는 스무 살 때부터 빈티지 의류를 사 입습니다. 요즘 옷의 트렌드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말이죠. 그래서 세컨드 핸드 편집숍에서 남몰래 숨어있던, 제 마음에 쏙 드는 옷을 찾을 때면 정말 행복해집니다. 더불어 의류나 신발 수선을 하는 편입니다. 최근에도 좋아하는 신발 앞부분이 찢어져서 수선집에 맡겼어요. 좋아하니까 오래 신고 싶은 게 당연하겠죠.
- 시준: 부끄럽게도, 사실 환경에 대해 고려하면서 패션 아이템을 구매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의류 소비를 많이 하지 않고, 소비하더라도 꼭 마음에 드는 옷을 중고로 구입하려 하는 편이에요.
Q. 패션 산업이 끼치는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실천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A. 크게 개인과 국가 및 사회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먼저 개인적 실천으로는 주도적인 소비자가 되는 것이 중요해요. “세일하니까”, “유행하니까”, “누가 추천하니까”라는 이유보단 자신만의 적절한 기준을 세워 충동적 소비를 줄여야 해요. 소재, 활용도, 착용 기간 등, 소비 기준을 두면 좋겠죠. 국가, 사회적 측면으로 보면, 친환경 소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합니다. 친환경 소재가 대중화되기엔 퀄리티나 가격/ 측면에서 아직 한계가 있습니다. 이 한계를 어디서 가장 먼저 극복하는지에 따라 향후 패션계의 리더가 정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Q. 바다고 활동을 하면서 개인의 삶에서 달라지거나 변화된 점이 있다면 각자 말씀해 주세요.
A. -찬이: SUNNY를 하면서 저 자신이 많이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 리더 선발할 때를 돌이켜보면, 간절히 바라고 정성을 다하면 안 될 일이 없다고 생각해서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그때의 제가 너무 자랑스럽고 대견해요. 그 계기를 통해 제가 단단해졌다고 생각해요. 또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기뻐요. 저희 팀이 회의할 때면, 아이디어가 화수분처럼 솟아올라요.
-성원: 저는 바다고 활동을 하면서 충격적인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의류 산업이 여러 산업 중에서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지구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요. 지금까지 중고 의류는 희귀하면서도 역사가 있는 옷을 득하여 자기만족을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실을 접하고 난 뒤부터는, 신상 말고 빈티지 의류를 사는 것이 환경에 자그마한 도움이 된다는 믿음 아래에 소소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시준: 기획에 대한 마음가짐이 조금 달라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단순히 나에게 좋은 기획은 모두에게 좋은 기획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자신의 객관화를 통해 객관적인 ‘좋음’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요. 보다 체계적인 기획이 가능해지려면 빠른 시도와 실패, 검증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Q. 지난 8월 9일, 기후과학에 대한 최신의 과학적 근거를 담은 IPCC(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6차 보고서가 발표되었는데요.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어떻게 느끼는지 궁금해요.
A. - 찬이 : 저는 다수의 힘만큼 큰 영향력을 가진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무력감을 느꼈다고 포기하지 않아야 해요. 한 사람이 해서는 막을 수 없겠지만, 다수가 한다면 분명히 변화는 찾아옵니다.
- 시준 : 기후 변화에서 오는 우울감과 무력감은 결국 ‘나 하나 달라진다고 세상이 변하겠어.”라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이 무력감 자체를 언어화하여 공유하다 보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재정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요? 더 많은 사람이 기후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형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종료를 앞둔 바다고의 지난 활동을 돌아본다면? 앞으로의 계획도 말씀해 주세요.
A. - 찬이 : 초기에 다양한 전문가들을 만나보고 인터뷰를 진행했고, mvp 테스트와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의류 폐기물의 심각성을 알렸습니다. 설문조사를 많이 했는데도 변하지 않는 결괏값이 있었어요. 비닐이나 플라스틱 같은 다른 오염 물질보다 패션 산업의 실태와 심각성의 인지도가 현저히 낮다는 점이에요. 이에 대한 심각성을 전파한다면, 느리지만 조금씩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였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 메타버스를 활용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했던 기획들은 따로 문서화해서 정리하는 것으로 논의됐습니다. 10월 초에 있는 성과 공유회가 있고, 그다음 내년도 확장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 같습니다.
- 시준 : MZ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이를 메타버스 환경 속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습니다. 저희 프로젝트의 성과에 따라 그 이후에 프로젝트를 지속하게 될지, 아니면 여기에서 멈추게 될지가 결정될 것 같아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팀원 개개인이 환경에 대한 새로운 문제의식이 싹텄다는 것이에요. 바다고 프로젝트가 끝나더라도 아쉬워할 필요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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