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나는 친환경 의생활자다!] 21%파티 개근 참가자, 김원정

관리자
2021-08-17


지속가능한 의생활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의류교환행사, '21%파티'는, 파티의 취지를 이해하고 직접 참가하는 참가자들이 없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이벤트이다. 21%파티 참가자들은 왜 21%파티를 찾아줬을까? 그들이 원하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21%파티 참가자들의 생각과 철학, 일상 속 환경 이야기를 다시입다 뉴스레터에 연재한다. 




21%파티 전과 후, 확실히 달라진 나의 의생활,
이젠 옷의 예쁜 겉모습만 보지 않아요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원정이라고 합니다. 인스타그램(@ulo_nn)에 제로웨이스트 일상을 드문드문 업로드하고 있어요.


Q. 어떻게 21%파티에 오게 되셨나요?

A. 지난해 9월, 다시입다연구소 인스타그램을 보고 알게 되었어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옷을 교환한다는 점이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져서 꼭 가보고 싶었어요. (편집자 주: 원정 님은 총 네 번의 21%파티에 모두 참가했는데, 1회 때는 혼자, 2-3회는 친구와, 가장 최근의 네 번째는 어머니와 함께 참가했다)


Q. 지금까지 총 네 번의 파티를 열었는데요(2020년 9월, 제1회 21%파티/ 2121년 4월, 제2회 21%파티/ 2021년 6월, 다시입다X그제상점 플리마켓/ 2021년 6월, 다시입다X민지맨션 플리마켓), 원정 님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해 주셨어요. 심지어 가장 최근의 ‘다시입다X민지맨션’ 에는 가져갈 옷이 없다고 (인스타에) 쓰신 걸 봤어요. 그런데도 파티에 오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이미 처음 두 번의 21%파티 때 옷을 많이 가져간 데다, 의류 기부 플랫폼에도 옷을 여러 번 보내서, 이제는 가지고 있는 옷이 별로 없어요. 빈손으로 파티에 참가하는 게 좀 미안하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21%파티에 가는 이유는, ‘이번에는 어떤 옷이 있을까? 또, 어떤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입니다.


Q. 파티에서 가져간 아이템은 자주 사용하시나요? 

A. 파티에 갈 때부터 ‘자주 입을 옷만 골라서 가져오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가져온 옷들은 거의 매일 입고 있어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입고 있는데, 작년 9월 첫 파티에서 가져온 ‘동글 카라 셔츠(?)’라고 적혀있던 베이지색 셔츠에요. 다른 바지와 와이셔츠들도 잘 입고 있어요.


Q. 플라스틱 일기도 쓰시고 환경 서포터스 활동도 하고 계시는데, 왜 이런 활동에 참여하고 실천하시나요?

A. 내가 사랑하는 사람, 동물, 환경을 지키고 함께하기 위해선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제로웨이스트 활동을 하면서 가끔, ‘내 주변엔 그런 사람 없는데 너만 유난스럽다’는 말을 듣기도 해요. 하지만 그 ‘유난스러운 사람’ 이 한 명이 아니라 열 명, 백 명, 만 명이 되면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이루게 되는 것이라 생각해요. 더 이상 유난이 아니게 되는 거죠. 내 주변인들이 변하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걸 보면 계속할 힘이 생깁니다.



21%파티 @민지맨션




Q. 구체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모임이나 실천하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A. 서울환경연합 참새클럽 1기로, 지금까지 계속 플라스틱을 모으고 있어요. 작은 hdpe, pp 플라스틱을 모아 ‘플라스틱 방앗간’에 보내면 그걸로 만든 치약 짜개를 리워드로 받을 수 있답니다. 또 혼자 실천하는 것들이라면, 포장 많은 물건 구매하지 않기, 일회용품 줄이기, 텀블러와 손수건 사용하기 등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걸 꾸준히 하고 있어요.


Q. 원정 님의 실천과 다시입다 21%파티가 어떻게 연결되고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A.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는 모든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어떤 물건이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의 과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며 물건을 구매하고 사용해요. 제가 21%파티를 통해 패스트패션과 그에 따른 환경오염에 경각심을 갖고 주변에도 알리게 된 것처럼, 다른 분들도 다시입다와 같은 캠페인에 참여한다면, 작게라도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고 실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Q.‘기후 슬픔’, ‘기후 우울’이라는 말이 생겨났어요. 원정님은 작은 실천들이 모여 세상을 좋게 바꿀 수 있다고 믿고 계시나요? 미래에 대한 어떤 희망으로 환경 실천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저도 우리가 정말 지구에서의 마지막 세대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해요. 제로웨이스트, 레스웨이스트를 하고 있지만 이게 정말 도움이 될까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한 번에 좋게 바꾸진 못해도 계속하다 보면 오염 속도를 늦출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모두 완벽하지 않고, 완벽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기는 어렵지만 작은 변화가 모여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Q. 평소에도 중고 의류를 구매해서 입으시나요? 21%파티 이후 달라진 점이 궁금해요. 

A. 사실 중고 의류 구매는 거의 하지 않는데요, 누가 입었던 옷인지, 왜 이 옷을 내놓았는지 알 수 없고 옷 상태도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21%파티 때는 거부감 없이 옷을 골랐고 잘 입고 있어요. 21%파티에서는 옷을 직접 확인하고 입어볼 수 있고, 태그에 어디서, 언제, 왜 구매했는지 등이 자세히 적혀있기 때문이에요. 21%파티를 알고 나서는, 옷을 살 때 한 번 더 고민하고, 버리려던 옷을 다르게 활용할 방법을 찾아보는 식으로 파티 전과 확실히 달라진 일상이 되었어요.


Q. 태그에 옷의 스토리를 적을 땐 어떤 기분인가요?

A. 다른 사람들이 제 옷의 어떤 부분에 흥미를 느낄까 생각하면서 옷 이름을 정하는 게 즐거워요. 저 역시 다른 태그를 빨리 보고 싶어지고요. 또 태그를 꼼꼼히 읽고 옷을 선택하는 편이라 정성껏 적게 되고, 또 그런 태그가 달린 옷을 더 보게 돼요. 


Q. 가장 최근인 4회 때, 어머니와 함께해 주신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어머니는 원정님 활동에 어떤 말씀을 하시나요? 또 주변에 원정 님의 생각과 실천을 알리고 권유하는 편인가요?

A.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어머니는 저에게 "그냥 계속해. 남을 위하고 나를 위하는 일이니."라고 하세요. 저는 다시입다 21%파티를 포함해 여러 활동과 프로젝트에 참가 한 후기를 주변에게도 공유하는 편인데요, 특히 좋았던 활동이나 프로젝트는 적극적으로 얘기하고 그들과 함께 한 번 더 경험해보려 해요. 함께하는 사람은 많을수록 좋으니까요. ‘21%파티 툴킷’ 펀딩도 주변에 많이 홍보했는데, 펀딩이 성공하지 못해 많이 아쉬웠어요. (편집자 주: 원정 님은 21%파티 툴킷 펀딩 첫 번째 후원자였다).


Q. 마직막으로 다시입다 뉴스레터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다시입다 21%파티를 통해 옷을 보는 눈이 바뀌었어요. 옷의 예쁜 면만 보는 게 아니라 그 옷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떠올리고 의류 산업과 환경 파괴의 연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고요. 21%파티에 아직 참가해보지 못한 분이 계시다면, 꼭 한 번 참여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멋진 경험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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