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멸종 대신 행진 '924기후정의행진'

관리자
2022-09-27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라는 슬로건 아래 2022년 9월 24일 기후정의행진이 서울 시청에서 열렸다. 400여 단체, 3만 5천 명이 모인 이번 시위는 우리나라에서 열린 가장 큰 규모의 기후위기 관련 비폭력 평화시위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400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행사이다. 

 다시입다연구소도 뜻깊은 행사에 힘을 보태고자 조직위원회 단체로 참가해 뜻을 모았다. 특히 죽은 듯 눕는다는 뜻의 다이-인(Die-In) 행사와 소규모의 단체와 개인이 만든 피켓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렇게나 다양하고 이렇게나 절실한 열망이 3만 5천 개라니! 그날의 즐거운 연대 행진을 다시님들과 나눈다. 



 

행진에 앞서 기후위기 최전선 당사자들, 그중에서 청소년기후행동 김보림 활동가부터 발언이 시작됐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축소, 화석연료와 원전 퇴출 유보 결정 등이 반년 만에 일어났다며 정부의 기후위기에 대한 태도를 지적했다. 이어 삼척석탄화력발전소 반대투쟁위원회 하태성 위원장은 대도시민들에게 야단치고자 올라왔다며 '아파트 평수 그만 넓히고 냉장고 사이즈 그만 키우고 전기 좀 아껴 쓰라'라며 <신규 석탄발전소 철회를 위한 탈석탄법 제정에 관한 청원>을 호소했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캠페인이 아니라 혁명'이라는 새만금신공항백지화 공동행동 김지은 공동집행위원장의 발언도 인상적이었다. 


  당사자 발언 이후에는 행진이 이어졌다. 숭례문-광화문-안국-종각-신세계백화점-숭례문으로 이어지는 약 5km 동안 음악과 함께 하는 신나는 행진이었다. 특히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행진자들이 모두 바닥에 누워 죽은 듯이 움직이지 않는 Die-In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참여자들뿐 아니라 지켜보는 시민들에게도 인상적인 퍼포먼스였다.


멸종을 상징하는 Die-In 퍼포먼스. 5분 동안 사이렌 소리와 함께 길에 누워 바라본 광경 


참가자들은 그림으로 글로, 종이 박스에 정성껏 각자 의견과 생각을 각양각색의 피켓으로 만들었다. 서울시청광장에서는 '2050년 여기는 바다'라는 피켓'이 눈길을 끌었다. 말 그대로 나이, 성별, 종교, 정치를 모두 떠나 한자리에 모여 우리 공동의 집, 지구를 위해 지금 당장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어린이들의 행진(좌) 유모차를 끌고 참여한 가족단위의 시위자들도 많았다. 뭉크의 얼굴이 된 지구(중)  


청소년, 청년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목소리를 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60+ 할아버지 참가자, 대한민국에서 부동산 주면 다 준거 아닙니까? 상속세 양도세 전액 투자하면 못해낼 일이 없을 듯(왼쪽)

 

지구는 안 망한다. 우리만 매콤하게 망할 뿐

 

천주교 단체에서 참여한 모습. 수녀님의 등 뒤에 쓰인 <우리 공동의 집 지구를 살립시다>가 마음을 울린다.


불교계의 행진, 지구 모양의 연등


유독 멸종이라는 단어가 피켓에 많이 보였다

 

시선 강탈, 행진에 참여한 조형물들


  이러한 절박한 바람과 달리 iea 글로벌 에너지 리뷰에 따르면, 에너지 연소 및 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전 세계 CO2 배출량이 2021년 36.3Gt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21년 CO2 배출량 증가는 6%로 세계 총생산(GDP) 성장률 5.9%와 비례한다. (CO2 배출량의 46%는 전기와 열생산)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과 Ellen MacArthur Foundation의 2017년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탄소배출 가운데 약 10%가 의류산업으로 인한 배출이라고 한다. 올해 탄소배출량을 대략의 값으로 환산하면 3.63Gt가 의류 산업으로 발생한 탄소이다.


    자발적 멸종 운동이라는 단체가 있다. 이미 만들어진 자원을 연금처럼 쓰고 후손을 남기지 말고 평화롭게 멸종하자는 운동이다. 후손을 만들지 말자는 과격한 메시지에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옷을 더 이상 생산하지 말고 탄소가 많이 축적된 이미 만들어진 옷을 입자는 자발적 의류 비생산운동으로 치환한다면 어떨까.  

   글로벌 수치와 개인의 열망 사이에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갭도 우리를 지치게 만든다. 텀블러를 사용하고 중고의류를 사 입는 정도로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말이다. 하지만 우리 공동의 집을 불태울 만큼의 멍청이들 말고 미래를 위해 행동할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924 기후정의 행진에서 확인했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자발적 멸종으로 가기보다 우리는 행동하는 이들과 함께 더 많이 요구하고 더 많이 연대할 것이다. 

글 : 다시입다연구소 연구원 3호




참고자료 

924기후정의행진 풀버전 영상  https://youtu.be/1FzBDyIwFTI

글로벌 에너지리뷰: 2021 CO2 배출량  https://www.iea.org/reports/global-energy-review-co2-emissions-in-2021-2

수만명 도로에 드러누웠다 MBC  https://www.youtube.com/watch?v=ylIQwwVv4jU&feature=youtu.be

자발적인 멸종 운동 https://www.vhemt.org

3년 전보다 5배 높아진 목소리…기후 위기의식 '심각' / SBS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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