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프로파티]패션기업의 재고의류, 폐기되지 않고 21%파티에 입장하다

관리자
2022-08-26



마인드브릿지와 함께 한 21%파티


 본격 여름에 들어서는 하지를 며칠 앞둔 토요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합정동 골목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평범한 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복합문화공간 '무대륙'에 파티 손님들이 모여들었다. 이번 파티는 마인드브릿지에서 재고 의류 500점을 기부, 패션 기업들의 재고 의류 폐기를 막고 순환을 실현하는 자리이자, 패션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시험하는 자리였다. 하루 네 시간 파티를 위해 이미 수개월 전부터 사전 미팅과 준비가 시작됐고, 팽팽하게 잡아 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그날의 기억과 기록을 사진과 함께 펼친다.

 다시입다연구소는 21%파티날인 6월 18일 2시부터 6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최대 60명까지 사전 신청을 받아 입장을 진행했다. 보통 세 시간이었던 시간을 한 시간 늘리고, 공간 크기에 맞게 입장객 수도 늘리다 보니 역대 최고의 참가자 수가 예상되었다. 파티 날을 겨냥한 서포터즈 다시 2기를 선발했고, 이로써 서포터즈 다시 1기와 2기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다. 1기는 이번이 약속된 마지막 파티였고, 2기는 이제 시작이었기 때문. 노하우가 쌓인 1기와 처음인 2기가 짝이 되어 손발을 맞췄다.




 파티장은 크게 세 영역, 실내 카페와 야외 테라스, 그리고 필로티로 구분되었다. 실내 카페에는 입장 데스크와 워크숍 진행, 여성 의류를 배치했고 야외 테라스에는 남성 의류가 진열됐다. 필로티에서는 퇴장과 마인드브릿지의 기념품 증정이 이루어졌다. 이번 파티에서는 새로운 동선을 추가했는데, 바로 태그 작성 공간을 마련, 태그를 먼저 쓰고 입장하는 순서였다. 기다리는 동안 태그를 쓰고 가져온 옷을 옷걸이에 건 다음, 입장에서 교환 티켓을 받고 옷을 따로 마련된 테이블에 두면, 서포터즈 다시들이 옷을 챙겨 행거랙에 배열했다. 같은 종류의 옷들이 여기저기 분산되지 않고 진열되어, 40개가 넘는 헹거랙이었지만 원하는 옷이 어디 있는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었다.




 어린이 손님들: 엄마 손을 잡고 파티장에 입장한 몇몇 어린이 게스트가 눈에 띈 날이었다. 어린이들은 비록 옷 교환은 불가능했지만, 커스터마이징 워크숍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최연소 어린이는 지난해 10월 ‘커뮤니티 빠띠’ 와 함께한 21%파티 재봉틀 워크숍에도 참가했던 유경험자 어린이. 손수 운전해 온 씽씽이를 위해 다시입다연구소 최초 주차 공간을 마련해 제공했다. 엄마, 이모와 입장한 초등학생 어린이도 엄마의 설명을 듣고 태그를 열심히 쓰더니, 자신이 선택한 하얀색 가방에 새장이 아닌 풀숲에 앉은 듯한 앵무새를 그려 넣었다.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 같은 조화로운 커스텀을 완성해 보고 있던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워크숍 성황: 이번에도 재봉틀 수선, 체험과 커스터마이징 핸드페인팅 워크숍이 열렸다. 모두 최대 인원을 꽉꽉 채워 알차게 진행됐다. 연인이나 친구들끼리 핸드페인팅 워크숍에 참여한 경우, 신발이며 티셔츠로 커플룩을 완성하기도 했다. 재봉틀 워크숍에서도 교환된 옷에 '웨어어게인 인증 라벨'을 부착하고, 텀블러 가방을 체험한 참가자들 역시 인증 라벨까지 꼼꼼하게 붙였다. 재봉틀을 처음 접하는 세대들은 남녀 구분 없이 재봉틀 앞에 앉아 강사들의 도움으로 재봉틀을 작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SAP 그때 그 사람: 지난해 11월 SAP코리아 사내 21%파티에 참가했던 참가자가 ‘그때 기억이 좋았다’며 사전 신청을 통해 이번에도 참가했다. 중고 의류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다고 밝힌 그는 21%파티를 알기 전에는 녹색가게를 이용했는데, ‘갖다주고 나서 뭔가 끊기는 느낌’이었다면, 21%파티를 경험해 보니 파티장 안에서 순환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그는 의류 외에도 사 놓고 쓰지 않는 로봇 청소기를 가져왔는데, 태그 데스크에서 ‘교환 가능 아이템이 아니다’라는 말을 듣고 유리구두 신데렐라 찾듯 그 자리에서 외쳤다. "청소기 필요하신 분?" 멀리 갈 것도 없이 태그 작성을 돕던 서포터즈 다시 2기, 규리 님이 손을 들었고, 훈훈한 청소기 증정과 수령의 순간을 기록했다. 규리 님은 이제 막 독립하여 걸레부터 하나씩 세간살이를 모으는 중이었다고!



남달랐던 외부 촬영팀: 연합뉴스tv의 미니다큐 ‘아름다운 사람들’ 촬영과 더나은미래 청세담 멤버들의 인터뷰 취재에 이어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  <인간극장> 촬영팀까지, 무대륙 여기저기서 카메라가 돌아갔다. <인간극장>의 경우, 어떤 한 부부가 주인공인데, 이 부부가 21%파티를 신청해서 참가했고, 주인공의 동선을 팔로우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21%파티에 온 부부의 모습도 촬영해야 했던 것. 연합뉴스tv <아름다운 사람들>은 10분짜리 미니 다큐멘터리인데 파티 시작 전부터 끝나고 난 뒷정리 모습까지 전 과정을 담아갔다.

연합뉴스tv  https://m.yonhapnewstv.co.kr/program/vod/8118

더나은미래: https://futurechosun.com/archives/66818



떨어뜨린 목걸이는 주인을 찾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주인 잃은 물건들이 스탭프들 손에 들어오기도 한다. 이날은 오래된 가족사진이 박힌 펜던트 목걸이. ‘이건 꼭 찾아줘야 해 ’, 잃어버린 사람의 마음에 200% 공감을 포개며 다음날 바로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목걸이 주인의 연락을 받았다. '꼬꼬마 시절의 가족사진 목걸이인데, 지갑에 넣고 다니다 빠진 것 같다'고. 주소를 받아 적고 발 빠르게 우편으로 보내드렸다. 

https://www.instagram.com/p/Ce_CtZxJCkW/?utm_source=ig_web_copy_link



감사장 전달: 서포터즈다시 1기님들께 감사장을 드렸다. 지난 2월과 4월, 그리고 이번 6월까지. 모두 세 번의 파티에서 성실한 서포트와 진심 어린 다정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지만 한번 맺은 인연은 두고두고 이어지고 언제고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걸 믿습니다! 서포터즈 다시 1기 님들, 감사합니다(큰절).



그래서 결과: 6월 18일 토요일 오후 2시~6시까지 진행된 21%파티에는 모두 331명이 참가했다. 참가객들의 1,119개 아이템과 마인드브릿지 기부품까지 모두 1,619개 아이템이 모였다. 이 중 1,091개 아이템이 새 주인을 찾았고 나머지 528개 아이템은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사회적기업 '숲 스토리'에 기부되었다.


글: 최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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